창업 이야기

창업이야기1 - 진로 고민부터 스타트업을 하기까지

2024.4.20

나는 20대 초 쯤 나중에 커서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회사를 만들어서 내가 생각하는 상품을 만들어서 팔고 싶었다. 학과는 전자공학과에 갔다. 반도체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안에 무엇이 있을까? 반도체가 커진다면 그 안에 무엇이 있길래 컴퓨터가 작동할까? 전자과 수업을 듣게 되면서 그 의문이 풀렸다. 그런데 의문이 풀리자 더이상 전자과가 내 길이 아니라고 느꼈다. 졸업반 때 인생에서 처음으로 진로를 고민하게 되었다.

당시 전자과 관련된 기업에 가는 경우 나름 좋은 연봉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한 중소기업에 면접을 갔다. 그런데 그곳에서 일하는 모습(의료장비를 만들기 위해 전자기판부터 제조)을 보니 2년을 못 버틸 것 같았다. 너무 지루해 보였고 하고싶지 않았다. 그래서 좋아하는 일을 찾아봤다. BCI(Brain Computer Interface, 뇌파로 컴퓨터를 조절하는 장치) 분야가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과학자가 꿈이었고 최초로 무엇을 규명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뇌파를 잡아 생각을 읽을 수 있다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될 것 같았다. 너무 가슴뛰는 일이어서 그때의 감정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열심히 대학원에 연락해봤다. 카이스트 교수님은 나를 잘 타이르더니 돌려보냈다. 고대 관련 학과 교수님이 보자고 하셨다. 그리고 대학원생분들을 소개시켜 주셨다. 그리고 원하면 대학원에 오라고 하셨다.(이병양 교수님 감사합니다.) 내 오랜 진로를 결정하기 전 마지막으로 BCI에 대해서 알아봤다. 그런데 아직 뉴런의 전자파를 하나하나 추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뇌파를 읽기까지는 몇십년이 걸릴 것 같았다. 결국 대학원 진학은 그만 두게 되었다.

문득 부모님 슬하에서 너무 안일하게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돈부터 벌어보자는 생각을 했다. 학부때 흥미가 있었던 프로그램쪽으로 취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중 웹개발을 선택하게 되었다. 인터넷과 책으로 독학을 3개월쯤 하다보니 더이상 혼자서 레벨을 올릴 수 없다는게 느껴졌다. 회사에 취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직 경험이 너무 적었기 때문에 돈을 내면서라도 다니고 싶었다. 실무를 가르쳐주니 학원처럼 돈을 내고 다니면 빠르게 배울 수 있겠다고 생각 했다. 그래서 합격하지 못하면 돈 내고 다니겠다고 말하려고 했다.

한 업체에서 연락이 왔다. 그리고 스스로 만들어본 경험을 좋게 봐주셔서 합격을 하게 되었다. 첫 월급을 받는데 약간 충격을 먹었다. 150만원이 안되는 금액이었다. 한달 전만 해도 돈 내고 다니겠다고 생각했는데, 한달 지나니 월급이 적다는 생각을 했다니, 화장실 갈때 마음에 나올 때 마음이 달랐던 것 같다.

어찌되었든 경험을 쌓아서 연봉을 높여야 겠다고 생각했다. 9개월쯤 지나자 회사에서 하는 업무가 비슷하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곳에 있어도 그 이상을 배울 수 없다는 것이 느껴졌다. 개발자는 여러 프로젝트와 실력을 쌓아야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더 배우기 위해 시간 확보를 해야겠다고 느꼈다. 회사는 야근이 너무 잦다보니 이때쯤 몸도 안좋아지고 눈도 안좋아지면서 얼굴이 많이 상했다. 이대로 살다가는 불행하게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배우고 몸 회복을 위해 회사를 나오기로 했다.

그렇게 프리랜서가 되었다.

처음에는 일감을 어떻게 받아야 할지 막막했다. 당장 돈을 벌 수 없으니 프리를 하던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친구가 첫 일감을 줬다. 그 이후에는 크몽, 오투잡과 같은 곳에서 일을 잘 받으면서 자리를 잡게 되었다.

나는 프로그래밍을 하는 이유는 반복적인 일을 하지 않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홈페이지 제작을 매번 하다보니 정작 반복적인 일을 계속 하고 있었다. 그래서 크몽과 같은 사이트를 만들어서 사업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크몽은 작업비용의 일부를 중계 수수료로 받아야 하기 때문에 결제 전까지 작업자와 연락을 잘 할 수 없다. 그렇다보니 상담이 너무 불편했다. 고객이 많은 사항을 물어봐야 하는데 그것을 채팅으로 하고 있으니 상담만으로 반나절이 지나갔다. 그래서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큐홈페이지라는 플랫폼을 만들기 시작했다.

큐홈페이지는 고객이 작업자와 연락(전화)을 바로 할 수 있게 한다. 작업자의 연락처를 확인하기 위해 클릭하면 비용이 발생하는 모델이다(CPC). 이렇게 되면 여러가지 장점이 있다.

image [대기업 다니는 실력 좋은 분에게 맡기니까 시안 제작에만 50만원이 들었다.]

  • 고객이 답답해하는 사항을 바로 물어볼 수 있다. 작업자는 수주 확률이 높아진다.
    (보통 작업자가 채팅에 바로 답하지 못하면 고객은 다른 곳으로 간다. 플랫폼 채팅창을 지켜보고 있는 작업자는 거의 없다. 그래서 전화를 바로 걸 수 있고 받을 수 있어야 한다.)
  • 작업자도 상담 시간을 줄일 수 있다.
  • 클릭당 비용이기 때문에 작업 규모와 무관하게 일정한 수수료를 낸다.

image [메인 페이지]

image [활성화 시키기 전에 이미 전문가 회원가입 로직까지 분류해 놨다.
고객이 쉽게 로그인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SNS로그인까지 3개나 연동했다. 지금 생각하면 아주 잘못된 순서다..]


image [작업자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마음에 들면 해당 작업자에게 바로 연락하는 방식이다.]

image [실제로 작업물을 사람들이 올렸다.]

나는 열심히 개발했다. 하루에 4시간만 일하고 나머지는 사이트를 만들었다.
작업자 회원가입 기능, 포트폴리오 업로드 기능, 작업자의 신뢰를 위해 얼굴을 공개하게 하였다.
또한 회원가입이 귀찮을 수 있어서 우선 작업물이 도착하면 문자를 받고 해당 작업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만들었다.
그리고 사이트 상단에 작업자가 자신의 프로필을 노출시킬 수 있는 광고 기능까지 구축했다.
플랫폼을 활성화 시키기위해 나는 고객들이 매번 물어보는 사항을 영상 풀어주고, 기획자료 정리하는 방법을 유튜브에 올렸다. 그러니 몇몇 사람들이 기획자료를 큐홈페이지에 올렸다.

[큐홈페이지 유튜브 채널 ]

이것이 나의 첫 서비스이자 첫 창업이고, 아주 잘못했던 과정들이었다. 고객의 니즈를 거의 물어보지 않았고, 첫 전환 사례부터 만들면서 고도화 하지 않았다. 그냥 플랫폼 기능을 구축하면 사람들이 와서 이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많은 창업가가 PMF검증 없이 MVP로 대부분의 자금을 소진한다.)

나는 돈을 벌면서 사이드 작업으로 1년 반을 보냈고 따로 모아 두았던 2,000만원을 생활비와 디자인, 소개 동영상 외주, 광고 등으로 모두 소진했다.
나는 이 첫 번째 창업과 실패에서 느낀것은 두 가지였다.
-혼자서는 큰 일을 할 수 없다.
-돈이 없으면 사업을 하기 어렵다.

이후 난 다시 프리랜서 생활을 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이 일만 하면서 살수는 없었다.

내 마지막 커리어를 무엇으로 할까?

  • 학부때 영상처리(AI-Computer vision 전신)에 재미를 느꼈다.
  • 무언가 한 분야를 깊게 파고싶다.
  • 내가 최초로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 혹은 규명하고 싶다.

AI가 시작되는 시기라 나는 Computer vision에 관심이 갔다. 사람이 시각으로 인지하는 것을 컴퓨터로 구현하는 분야하였다. 나는 이것을 깊게 파려면 뇌를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흥미가 갔다.

그 당시에는 지금도 대중화되지 않은 기술인 stereo camera(카메라 2개 이상) 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한개의 카메라로 사물을 인식하다보니 거리 개념이 없고, 그렇다보니 사물을 인식하기 어렵다. 나중에는 휴대폰 양 끝에 카메라가 달려서 나올 것이다. 이 두개의 카메라는 사람의 눈처럼 서로 떨어져 촬영하게 되고 사진의 양쪽 차이를 통해 거리를 인식하고, 인식된 사물은 AI모델로 구분하기 더 쉬워질 것이다.

나는 AI를 1년 반정도 공부했다. 그런데 이 분야를 알게 되다 보니 이것과 검색엔진이 결합되면 다음세대 검색엔진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 당시,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이 아이템으로 창업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중에는 누군가가 만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바로 창업하기로 했다.

'내가 구글을 이길 수 있을까?' 구글 초기 상황을 알아봤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난 이 사진을 보면서 너드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얘네도 했는데 나는 안될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더 분석했다. 그들은 시기 적절한 기술을 보유했다. 그리고 첫 투자자인 앤디 벡톨샤임과의 인연이 있었다.

나는 이것들을 토대로 성공의 원인을 아래와 같이 생각했다.
시기 적절한 기술(=시장의 니즈, 시장 기회)과 투자금.

'구글을 상대로 AI검색엔진으로 이길 수 있을까?'도 생각해보았다.
AI분야는 그동안의 프로그래밍과는 다르다. 인력이 많다고, 자금이 많다고 무조건 퍼포먼스가 잘 나는 분야는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누가 뇌를 가장 깊게 연구하고 모델로 구현하느냐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정도 생각이 정리되니 나라고 안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후발주자이지만 노다지같은 AI분야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또한 1위가 되지 못해도 최소 한 분야에서만큼은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네이버가 있지만 다나와에서 전자기기 검색을 하듯이 AI 검색 분야에서도 특정 상품, 서비스에서만큼은 더 성능이 좋은 모델을 구축하면, 해당 분야의 검색만큼은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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