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호
2024.4.22
[초기 컨셉 모습 - 1]
초반에는 지하철 역을 클릭하면 해당 역에 있는 상품이 아래 바로 노출되도록 만드려고 컨셉을 잡았다.
쇼핑몰과 비슷해 보이지만 지하철에 있는 상품들을 모아 두었다는 점이 다른 점이었다.
그러나 특정 역에 데이터가 없는 경우 해당 역을 이용하려는 고객은 서비스의 효용성을 느끼지 못하고 이탈하게 된다.
[초기 컨셉 모습 - 2]
따라서 지도기반으로 데이터가 나타나도록 변경했다.
이때쯤엔 강남역 뿐 아니라 잠실역, 신도림역에 있는 지하상가 매장도 영업하여 상품을 넣었다.
MVP를 만들면서 영업을 다녔다. 처음에는 사장님들이 좋아하지 않았다. 나 외에도 이미 수많은 영업사원이 다녀간듯 했다. 특히 마케팅 해줄테니 돈달라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 효과를 잘 보지 못했으니, 이제 찾아오는 사람들을 아주 성가시게 생각하는 것이다. 사장님들이, 내가 영업하러 왔다는 느낌이 들면 바로 귀찮아 하는 것을 느끼고, 나는 멘트를 바꿔야 겠다고 생각했다.
우선 사장님들에게 질문을 하면 안된다. 바쁜데 질문에 답하라고 하는 것은 귀찮은 일이다. 또한 생각할 기회를 주면 안된다. 생각할 기회가 생기면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부정적인 생각, 즉 의심부터 들게 마련이다. 따라서 사장님의 마음을 파고들 매력적인 이야기를 바로 던져줘야 한다. 그래야 그 다음 이야기까지 듣는다.
영업을 하다보니 사장님들 입장을 알게 되었다. 그때까진 몰랐는데 주변 상인 분들과 이웃처럼 지내는 것이 아니라 다 경쟁상대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비슷한 상품을 보고 따라 판매하면 상도덕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계셨고, 그래서 상품의 상표택을 가리고 장사를 하고 계셨다.
만약 플랫폼에 상품이 노출되면 다른 가게에서 따라서 구매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고 계셨다.
또한 대부분의 사장님들이 가게 입장의 시각을 갖고 계셨다. 즉 자신의 상품이 온라인에 노출되면 해당 상품을 보고 다른 곳에서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계셨다.
내 생각에는 온라인의 큰 시장에 노출되었을 경우, 해당 매장의 소수 고객이 빠져 나가는 것 보다, 들어오는 숫자가 훨씬 크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그러한 비교를 제대로 해본 사장님은 없는 것 같았다.
영업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나름의 중요한 노하우를 알게 되었다.
제품/서비스를 팔려고 하면 잘 안팔린다. 상대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경계하기 때문에 의심하게 된다. 그런데 사장님의 고민을 진심으로 들어주면 생각보다 협조를 잘해주셨다. 라포 형성이 되니까 그때부터는 리스크를 느끼지 않으셨고 시도해보자고 하시고, 심지어 어떤 사장님은 응원까지 해주셨다. (이때 기분이 좋았다.)
처음에는 한 가게도 영업하기 쉽지 않았다. 약 50곳 정도에서 거절을 당했다. 그리고 마침내 한 곳에서 승낙을 받았다.
한 가게가 시작하자 주변 매장 영업이 쉬워졌다. MVP에서 옆가게 사장님 상품이 올라가 있는 것을 보여주면 말을 길게 할 필요도 없었다.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사장님은 많이 듣지 않고도 참여했다. 그러나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은(내 생각에 더이상 벌이가 늘지 않아도 되는 분들)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렇게 한 곳 한 곳 영업을 하면서 서비스에 참여 매장을 늘려 나갔다.
처음에는 네이버, 구글 키워드 광고부터 했다.
마케팅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부했다보니 타게팅 개념이 없었다. 키워드를 검색해서 들어오는 사람들이 이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강남역 매장 근처에 있거나, 지나치는 사람들에게 광고가 노출되어야 하는데 위와같은 광고로 들어오는 고객은 불특정 다수였다. 집에 있는 사람이 미리보고 사이트에 들어와봤자 당장 가지 않는 이상 의미가 없었다.
그래서 인스타그램 위치기반 광고를 했다.
그런데 위 모습과 같이 사이트 초기 모습은 쇼핑몰과 비슷해서 이것이 매장에서 판매중인 상품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인지시키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사이트 디자인을 리뉴얼했다.
이번에는 인스타그램처럼 보이게 했다. 오프라인 상품 SNS라고 느껴지게 할 의도였다. 그리고 인스타그램 위치기반 광고를 했다. 하지만 이 광고에도 비효율이 있었다. 24시간 노출되기 때문에 당장 구매하러 갈 상황이 아니면 의미가 없었다.
강남역에 있거나, 강남역을 지나치는 타이밍에, 쇼핑할 의향이 어느정도 있는 사람들에게 노출되어야 의미가 있었다.
조금 더 생각해보니 카페 컵홀더에 광고를 넣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카페의 경우에는 자리에 앉아서 오래 있다보니 광고를 여유있게 소비할 수 있었다. 강남역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홀더에 있는 QR코드로 접속하면 강남역에 판매중인 상품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이 아이디어는 실행하지 못했다. 준비할 것은 많았고 시간은 부족했다.
[찾아보니 이미 누군가 하고 있던 컵홀더 광고 사업]
소비자가 구매 전환까지 되는 과정이 너무 길었다. 다시 말해서, 진입장벽이 너무 많았다.
온라인 광고 클릭 -> 사이트 접속 -> 사이트 특징 이해 -> 마음에 드는 상품 서치 -> 매장에 재고가 있을까? -> 해당 매장으로 이동 -> 구매
물론 퇴근 시간에 지역기반 광고를 돌려서 최대한 매장과 가까운 고객에게 온라인 광고를 했다. 하지만 그래도 타게팅 범위가 너무 넓었다. 바로 매장으로 향하는 고객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전단지를 알아보게 되었다. 왜 아직도 전단지를 돌릴까? 정말 효과가 있을까? 인터넷 글에는 나름대로 5%정도의 고객이 매장에 온다는 얘기가 있었다. 5%면 100명에게 돌려서 5명이 일단은 가본다는 것이니 해볼만 했다.
[전단지 모습. 민망해서 말하는 것이지만 1차 테스트는 우선 속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디자인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강남역 입구에서 전단지를 돌렸다. 빠르게 돌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전달지에 관심이 없었다.
몇백장을 금방 돌릴 줄 알았는데 1분에 1장 돌리면 양호한 편이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길에서 전단지를 돌리고 있는 할머니의 연락처를 물어봤다. 할머니들은 나름대로 노하우가 있었다. 두번째 전단지를 돌릴때는 각자 다른 입구에서 돌렸다.
그래도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그래서 돈을 조금 더 투자했다. 하리보 젤리를 사서 명함에 스테플러로 하나하나 찝어서 준비해갔다. 그런데 정말 예상과 다르게 관심이 없었다.. 물론 나눠주는 과정, 타이밍 등 많은 변수들과 노하우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길에서 무언가를 나눠주는 것에 사람들은 대부분 관심이 없었다. 이렇게 홍보하는 것은 효율이 떨어진다고 느꼈다.
나는 초기에 코파운더에 대한 특별한 생각이 있었고, 너무 타이트한 기준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모든 것을 일단 실행할 수 있다보니 초기 팀원을 찾는데 소홀했다. 또, 모든 것(마케팅, 영업 등)을 조금은 알아야 일을 요청할 수 있다고 생각하다보니 직접 해본 것도 있었다.
어찌되었든 부족한 시간에서 매장의 새로운 패션 상품 데이터를 촬영하는 것은 문제였다.
(제휴 조건 : 초기에는 매장 상품 촬영 대행, 단, 우리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오기 시작하면 사장님께서 촬영해서 보내주셔야 함.)
여성 보세 패션 상품은 금방 바뀌기 때문에 빠르면 1주일마다 가야 한다. 그런데 1주일이라는 시간도 짧지만 사장님이 한가한 시간에 맞춰가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 다 돌 수도 없다. 그래서 알바생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해당 매장(지하철역)을 매번 이용하는 알바생이 지나치다가 제휴된 매장마다 잠깐 들러서 촬영본만 보내주면 되기 때문에 시간이 적게 걸렸고 따라서 저렴한 가격에 촬영을 맡길 수 있었다.
(그런데 이것도 신경쓸것이 많다. 당일날 갑자기 잠수타는 사람, 쇼핑몰 사진처럼 정면에서 찍어줘야하는데 사선, 옆면 등 작품 찍듯이 보내주는 경우 등이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같이 다니면서 구도라든가, 사진 위아래, 양옆 여백이라든가, 신상품은 몇개를 찍어야 하는지, 등의 온보딩 과정이 있었다.->그것을 알바생이 보정(누끼, 색조, 밝기)해주는 디자이너에게 전송->디자이너가 상품 업로드까지 처리)
그렇게 해서 사진 데이터 모으는 것에 조금은 효율을 높였다. 그런데 그래도 전환이 잘 일어나지 않았다.
나름대로 진단해보니 문제는 아래와 같았다.
그래서 더 고민해보니, 새로운 손님을 보낼것이 아니라 이미 그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을 다시 방문하게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은 그 매장의 상품이 마음에 들어서 구매를 하는 것이라 재방문 확률이 높았다. 또한 가격대도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리고 사장님이 어떤 사람인지도 알고 있었다.
여기서 사장님 얘기가 왜 나오는지 잠깐 설명하면, 생각보다 많은 여성들이 사장님이 무서워서, 너무 판매를 강요할까봐 안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것이 매장에 들어가기 전 1차 진입장벽이었다는 생각지도 못한 사실이었다. 그래서 정말 마음에 드는 상품을 봤거나, 꼭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면 매장 앞에 있는 상품만 잠깐 보고 지나친다.
이때문에 난 미리보고 서비스가 더 의미있다고 느꼈다. 매장에 들어가지 않고도 상품을 둘러볼 수 있다는 것은 불필요한 호객 행위로부터 자유롭게 쇼핑할 수 있다는 메리트를 제공했다.
짧은 회고
과거 폴더를 뒤져보니 했던 것들은 참 많았다.
MVP만들기 전에 프로토타입도 만들어보고, 랜딩페이지 기획, 개발, A/B테스트, 예비창업패키지 합격하고 싶어서 컨설팅 받으러 돌아다니고, 나인캔버스부터 사업계획서 수정만 3개월은 소요한 듯 싶다. 그리고 운좋게도 데이터바우처(7천만원)까지 한번에 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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